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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1969년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뎠다는 그 역사적인 순간, 사실은 지구의 어느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연출이었다는 소문 말입니다. 처음 들으면 그냥 웃어넘기게 되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조금만 파고들어 가면 이야기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특히 이 소문의 한가운데에 세계적인 거장 감독 스탠리 큐브릭과 그의 영화 '샤이닝'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단순한 뜬소문으로만 치부하기가 어려워지지요. 오늘은 이 오래되고도 집요한 미스터리가 어디서 시작되었고, 어떤 영화들로 이어졌는지 차근차근 짚어보려고 합니다.

먼저 달 착륙 음모론이라는 것이 대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공식적인 뿌리는 1974년, 윌리엄 찰스 케이싱이라는 인물이 쓴 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로켓 엔진을 만들던 로켓다인이라는 회사에서 잠깐 문서 관리 업무를 맡았던 경력을 내세우며, 아폴로 계획 자체가 냉전 시기 소련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미국 정부가 꾸며낸 거대한 연출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그는 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었고, 아폴로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회사를 떠난 인물이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장은 묘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었고, 여기에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단체까지 가세하면서 음모론은 점점 몸집을 키워갔습니다. 아마 냉전이라는 시대적 불신의 공기, 그리고 우주라는 검증하기 어려운 공간의 특성이 이 소문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대중의 의심스러운 시선은 곧바로 영화계로 옮겨붙었습니다. 1977년, 그러니까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으로부터 채 십 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카프리콘 프로젝트'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요, 이 작품은 화성 유인 탐사가 사실 조작된 쇼였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우주선의 생명 유지 장치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자, 정부가 승무원들을 몰래 빼돌리고 무인 우주선만 발사한 뒤 스튜디오에서 착륙 장면을 연출한다는 줄거리이지요.

물론 이 영화가 다루는 것은 화성이지만, 당시 관객들이 이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떠올렸던 것은 바로 몇 년 전의 달 착륙이었습니다. 그만큼 대중의 마음속에는 이미 정부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불신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이 음모론에 스탠리 큐브릭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게 된 데에는 흥미로운 사연이 숨어 있습니다. 실제로 큐브릭은 1968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로 우주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한 뒤, NASA로부터 아폴로 계획을 홍보하기 위한 영상 제작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실제 사실이 씨앗이 되어, 훗날 "큐브릭이 가짜 달 착륙 영상을 몰래 연출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재미있는 점은, 이 소문이 처음에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을 조롱하기 위한 일종의 반어법적 농담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를 거치면서 이 풍자는 어느새 진지한 주장으로 둔갑해 버렸고, 급기야 큐브릭이 자신의 영화 속에 은밀한 고백을 남겼다는 이야기로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바로 그 영화가 우리가 잘 아는 공포영화의 걸작, '샤이닝'입니다.

이 지점에서 꼭 소개해드리고 싶은 작품이 바로 2012년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룸 237'입니다. 감독 로드니 애셔가 만든 이 다큐는 '샤이닝'을 유독 집요하게 파고드는 다섯 명의 해석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영화 곳곳에 숨어있다는 상징들을 하나하나 짚어냅니다.

그중에서도 작가 제이 와이드너가 제시하는 해석이 단연 화제였는데요, 그는 주인공의 아들 대니가 아폴로 11호 로켓이 그려진 스웨터를 입고 등장하는 장면, 호텔 복도 카펫의 기하학적 무늬가 마치 발사대를 연상시킨다는 점, 그리고 영화 제목이기도 한 237호라는 숫자가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인 약 23만 7천 마일과 절묘하게 겹친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웁니다.

물론 이 모든 해석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다만 큐브릭이 워낙 소품 하나, 카메라 각도 하나까지 치밀하게 계산하는 완벽주의 감독으로 유명했기에, 이런 상징 해석들이 완전히 허무맹랑하게만 들리지는 않는다는 점이 이 미스터리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반세기 가까이 이어져 온 이야기는 결국 또 다른 영화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게 됩니다. 2015년 작품 '문워커스'는 배우 론 펄먼이 연기하는 CIA 요원이 큐브릭을 찾아가 가짜 달 착륙 영상 연출을 맡기려 하지만, 정작 큐브릭 본인은 종적을 감추고 엉뚱한 인물이 그를 대신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을 코믹하게 그려냅니다.

그런가 하면 2016년 작품 '오퍼레이션 아발란체'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CIA 요원으로 위장한 두 청년이 NASA에 잠입했다가 착륙선의 기술적 결함을 발견하고는 큐브릭의 촬영 기법을 몰래 훔쳐 배워 가짜 달 착륙 영상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실감 나게 재현합니다. 이 두 작품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음모론에서 영감을 받은 픽션이지만, 그만큼 이 소재가 얼마나 오랫동안 창작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떨까요. 사실 이 음모론은 이미 오래전에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반박이 끝난 이야기입니다. 2009년과 2011년, NASA의 달정찰궤도선이 촬영한 사진에는 아폴로 착륙선과 그 그림자, 심지어 우주비행사의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흔적까지 선명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게다가 냉전 시절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소련조차, 그리고 지금의 중국조차 미국의 달 착륙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오십 년이 넘도록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한 순수한 궁금증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대한 역사적 사건 뒤에 숨겨진 비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 그리고 완벽주의자 큐브릭이 화면 어딘가에 진실의 조각을 남겨두었을지도 모른다는 낭만적인 기대감 말이지요. 진실이 무엇이든,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라는 예술이 얼마나 깊고 넓은 상상의 힘을 지녔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참고 자료]
1. 달착륙 음모론 - 위키백과: ko.wikipedia.org
2. 아폴로 계획 음모론 - 나무위키: namu.wiki
3. 샤이닝: 237호의 비밀 - 씨네21: cine21.com
4. 룸 237 (2012) - 왓챠피디아: pedia.watcha.com
5. 문워커스 (2015) - 왓챠피디아: pedia.watc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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